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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안심대출 왜 인기일까? 고정금리와 채권

오늘은 다소 좀 어려운 주제를 접근해볼게요. 바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란 것입니다. 저희가 알고 있기에는 1%, 많아봐야 2%대 초반 정도의 정말 저리의 대출을 전환해주는 것이죠. 이걸 고정금리로 말이죠. 대상은 기존 은행권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고 있던 분입니다. 이 분들이 이런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입니다



요거 이름은 정말 괜찮아요. 기능도 좋죠. 월 이자율이 1%포인트만 다운되어도 가계에는 정말 도움이 되거든요. 예를 들면 이렇죠. 은행 금리 계산이나 이자율 도출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하나의 예입니다.
 
1억원 대출을 연리 4%로 받았다. 이것도 요새는 비싸다 얘기를 듣죠. 이 이자율은 대부분 코픽스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코픽스 금리에 은행의 마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율이 더 붙는거죠.
 
코픽스는 '코스트 오브 펀즈 인덱스'의 약자입니다. 대한민국 내 8개 은행들의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산출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입니다.
 
요게 쉽게 말해서 뭐냐, 은행이 외부에서 돈을 갖고 올 때 들어가는 비용, 즉 대출을 해주기 위한 재료비 혹은 원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재료비는 뭐냐, 이렇게 보실 수 있어요. 은행은 자금을 크게는 예금으로 조달 받습니다. 은행이 돈을 버는 식은 이런 거죠. A라는 사람한테 1000만원을 이자율 2%를 주고 갖고 빌려옵니다. 그리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한테 4%의 이자를 받고 1000만원을 빌려주죠.
 
그러면 여기서 생기는 이자율 2%가 일종의 조달비용이 됩니다. 돈으로 치면 1년에 200만원 정도 되겠죠. 대출이 필요한 사람한테는 매월 400만원씩 받고 빌려주는 것이니까, 은행은 200만원의 돈을 벌 수 있는 거죠. 이걸 예대마진이라고 합니다.
 
물론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예금만 있는 게 아니예요. 상호부금, 주택부금도 있고, 금융채를 발행할 수도 있고. 환매조건부채권이나 표지어음을 통해서 받기도 합니다.
 
여기서 조금 어려운 말이 하나 나오죠, 환매조건부채권입니다. 요거는 흔히 RP라고 합니다. 환매조건부 하고 채권이란 단어를 떼어 생각하면 편해요


아 여기서 채권을 또 간단히 설명드려야겠네요.
 
채권은 일종의 약속된 증서 혹은 각서인데, 보기좋게 그럴듯하게 형식을 갖춘 증서예요. 개인간의 대출도 그렇지만, 돈이 오가는 것은 거래든 차용이든 간에 대게는 문서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죠.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한테 1000만원을 빌리고, 매월 10만원씩 지급키로 약속을 했어요. 이것을 문서로 만든 것이죠.
 
이 문서가 뭔가 공증된 기관으로부터 '믿을 수 있다'라는 게 인증이 되면 사고 팔릴 수도 있죠. 이게 채권이 되는 거죠.
 
환매는 다시 산다라는 의미이니까, 환매조건부채권은 다시 살 것이라는 조건 하에 파는 채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은행이 보통 1주일에 한번 환매조건부로 채권을 사고 팔아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조절해요.
 
시중에 돈이 너무 많아 걱정이면 한국은행은 자신이 갖고 있던 채권을 환매조건부로 팔아요. 채권을 주고, 돈을 받아오는 거죠. 반대로 돈이 시중에 잘 없다고 하면 각종 채권을 환매조건부로 사들입니다. 그러면 한국은행이 창고에 쌓아놓고 있던 돈이 그만큼 시중에 나가게되는 것이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도 기본적으로 이런 원리를 따르고 있어요. 매월 시중에 돌아다니는 채권을 돈을 주고 바꿔는 것이죠.
 
한국은행은 보통 1주일에 한번 환매조건부로 채권을 사고 파는데 이것을 RP 7일물 매매라고 합니다. 듣기좋게 만든 용어가 기준금리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5%라고 하면, 시중의 돈을 들여오거나 아니면 공급할 때 기본적으로 붙이는 마진이 되는 거죠.
 
은행의 은행은 한국은행이잖아요. 예금이 모자른데 대출이 많다 싶으면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들여오고. 그 매개체가 채권이 되는 것이고. 이렇게 한국은행으로부터 현금을 들여온다고 싶으면 기본적으로 1.5%의 이자를 주고 갖고 오는 것이죠. 그래서 기준금리가 1.5%라고 하면 은행이 '이제 돈을 빌려줍시다'라면서 은행이 돈장사를 할 때 드는 원가가 1.5%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코픽스는 아까도 말씀드렸죠. 시중 8개 은행이 각각 자금을 들여오는 비용, 즉 이자율의 평균치를 낸 거예요. 아무래도 한국은행과의 거래관계가 크다보니까, RP7일물이 표준이 되고, 이러다보니 기준금리라고 하죠.
 
한국은행에서 돈 들여올때 비용, 예금이나 적금자들한테 주는 비용, 주택부금이나 상호부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에 붙는 비용에다가 은행 마진을 붙이는 거죠. 은행도 먹고 살아야하니까요.
 
그런데 은행 입장에서 딜레마는 이 코픽스가 자주 바뀐다는 거죠. 무엇때문에 그런거냐, 이런 식인거죠. 갑자기 시중에 인플레이션이 막 발생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것은 특정 재화를 사는데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한다는 것인데, 대게는 물자가 모자르거나, 돈이 많거나 그런것이거든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진행되면 사회가 혼란이 되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시중의 자금을 회수해야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방식을 사용하냐, 기준금리를 높이는 거죠. 은행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끌어가려면 예전보다 더 높은 비용, 즉 이자를 치러야하는 거예요.
 
이런 기준금리가 출렁이고 움직이면 코픽스도 따라서 움직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은행의 대출이자율도 오르게 되죠. 그러면 사람들이 돈을 덜 빌리게 되죠. 아니면 또 채권시장 등 자본시장에서 자금 흐름이 경색되거나 혹은 넘치거나 해서 시장금리가 요동칠 때 또 영향을 받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게 있어요. 왜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을 싫어하냐라는 얘기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죠.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비롯한 여러 시장 금리는 급속하게 움직여요. 예측하기 힘들죠. 그래서 재료비의 변화 추이에 내 마진을 붙이는 구조이죠

 
기업도 마찬가지잖아요. 재료비가 오르면 가격도 같이 오르는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에 가격이 고정돼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볼 수가 있죠. 재료비가 갑자기 상승했는데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그만큼의 손해를 보는 것이죠.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싫어하고, 하더라도 변동금리보다 더 높게 산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금리가 대출이자보다 높게 상승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집행한 은행들한테는 손해가 되죠.
 
대출자 입장에서는 좋죠. 바꿀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은행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가 되는 것이죠. 더 손해를 봐야하는 상황이니까요.
 
반대로 시장 금리가 낮아진다, 고정금리 4% 대출자인데, 기준금리가 막 낮아져서 시중에 2%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그러면 갈아타죠. 은행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고정금리 대출자한테는 손해를 볼 수 있죠. 
 
혹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나 은행에서 고정으로 받았어요. 그러나 그것도 5년에 한번정도는 조정이 됩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이렇게 은행이 싫어하는 고정금리 대출을 왜 주택금융공사라는 정부기관이 나서서 하냐. 정말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냐. 혹은 왜 예전에 진작하지 않았냐. 또 왜 20조원에만 하냐라고 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인기가 좋았는데, 다음번에 또 할 수 없냐 하시겠죠.
 
여기서 전제를 깔아야할 것 또 하나 있습니다. 은행들은 다 싫어하는 고정금리 상품이 누구한테 유용한가.
 
먼저 저리의 이자율이 필요한 기업이나 가계가 되겠고, 연기금이 또 필요하겠죠. 국민연금같은 연기금은 원금을 잃으면 안됩니다. 얘네는 적은 돈이라도 따박따박 이자가 나오는 것을 더 선호해요. 그렇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하죠. 국채든 회사채든 이런 채권의 최대 수요자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이야기가 시작일 수 있는데 정부, 즉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왜 20조원어치 서민형안심전환대출을 만들어서,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를 갈아타게 만들어주냐, 이런 연기금 같은 기관이 손님으로 있는 채권 시장과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나라 채권 중에서 회사채, 국채 많지만 또하나의 중요 자금 채권으로 돌고 있는 게 MBS입니다. 이건 자산유동화증권의 한 종류인데, 최근 MBS가 시장 안에서 많이 모자르다보니까, 채권 가격이 상승을 하는 등 시장 불안정 요소가 있어서예요. 연기금 같은 데서는 이자 따받따박 주는 채권을 사들여야 하는데, 시장에 모자르다보니까, 채권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요렇게 보시면 됩니다. 10억원에 1000만원 주는 채권의 원가는 10억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11억원이라도 사겠다는 곳이 생기는거예요. 이렇게 되면 10억원에 1000만원 주는 채권이 11억원에 1000만원 주는 채권으로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죠. 이자는 그대로인데 채권 가격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수익률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요 수요를 맞춰주지 않으면 채권 가격은 계속 상승할 수 밖에 없고, 시장안의 금리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요. 
 
아까 10억원에 연 1000만원을 주는 채권의 수익률은 1%가 되죠. 그런데 11억원으로 이 가격이 올라가면 수익률은 0.9%가 됩니다. 11억원 주고 산 채권의 이자율은 0.9%가 되는거죠. 이 얘기는 시장의 금리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게 되고요.
 
정부 입장에서 이런 채권을 또 원활하게 공급해줘야할 필요가 있구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최근 정부가 대출 규제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 913대책의 골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 신규 대출을 못하게 엄격히 막는 거죠.

그럼 이게 뭔 상관이냐. 주택대출은 대부분 집을 담보로 잡아요. 확실한 대출이고 좋죠. 돈을 못갚으면 그 집을 팔면 되니까.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이 5억짜리 집을 사는데 2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은행은 연 1000만원의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이 사람이 대출받은 상품의 이자율은 5%가 됩니다. 매해마다 1000만원씩 10년동안 낸다고 약정을 하고 계약서를 썼어요. 이 대출계약서를 갖고 있는 은행은 앞으로 10년동안 매해 1000만원의 돈을 받습니다.
 
이것을 채권으로 만들 수 가 있어요. 주택저당채권이라고 하고 모기지채권이라고도 합니다. 이건 증서로해서 은행이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으로 만들면 MBS라고 해서 주택저당증권이 됩니다. 이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이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MBS를 만들어서 파생상품을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거죠.
 
왜 그러냐, 이런 부작용이 있죠. 미국에서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발발하게 된 구조를 보며 주택저당채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볼 수 있죠. 당시 미국은 주택자금대출을 하고 이를 MBS로 만들어서 원금을 갚죠.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왜 하느냐, 이렇게 받은 돈을 다시 주택대출자한테 빌려주고, MBS로 만드는 식으로 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던 것이죠.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거품도 커졌고. 그러다 부실이 커진거죠.
 
정부가 주택대출을 옥죄면서, 이 쏠쏠한 MBS 유통이 적어진 거예요. 그래서 주택금융공사가 나서 MBS를 추가로 만들 필요가 커진거죠. 그래서 20조원 정도면 시장에 나쁘지 않겠다 싶어 이것을 일부러 만들어서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정리를 할게요. 부동산 가격 거품이 커지자, 정부에서는 은행의 대출을 옥죄었고, 이로 인해 괜찮은 채권 상품인 MBS가 줄어들었고, 그렇게 되자 국민연금과 같은 채권 수요자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됐고, 이는 채권값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죠. 채권값 상승으로 금리가 떨어지고. 이런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MBS 발행에 나선 것이죠.
 
정부 입장에서는 채권 시장 안정을 하면서 잘한다 칭찬 들으니까 좋죠. 국민연금 같은 채권 수요자들도 안정적인 MBS를 더 살 수 있으니까 좋고, 국민들은 낮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니까 좋은 것이고.
 
여기서 주목할 점. 앞으로 이런 상품이 또 나올꺼냐. 2015년에 이어 올해 2019년에 나왔는데, 정부가 부동산대출을 꽉 잡고 억제하는 동안은 시장에 투입되는 MBS 양이 모자를 수 밖에 없어요. 윤년에 윤달을 끼워넣어 달력의 오차를 줄이듯, 추가적인 MBS 공급을 통해 채권 시장 혼란을 막을 꺼예요 
 
그런데 이런 구조가 싫은 곳이 딱 한 곳 있죠. 바로 은행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따박따박 이자를 받던 20조원 가량이 빠져나가는 게 되죠. 게다가 대출 이자율도 하락할 수밖에 없죠. 굳이 하나 더 좋다면 떼이지 않고 다 상환받는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이럴 수 있어요. 기존 은행권 대출자 외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을 받은 사람들. 이 사람들은 또 왜 안되는건지. 다시말해 2순위인건지. 이건 간단해요. 이분들의 대출은 이미 채권화되어서 시장에 팔린 상태거든요. 다시 회수해서 갈아타게 만든다는 게 쉽지가 않죠.
 
반면 은행권 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으니까 어렵지 않았던 것이고요.
 
, 결론을 내겠습니다. 20조원 서민형안심전환대출은 채권 시장에 모자란 먹이를 마련해주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점.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한, 또다시 할 수 밖에 없고, 이때도 은행권 변동금리대출자들이 주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고.
 
왜 신규대출자는 처음부터 안해주냐고 하겠지만, 이분들보다는 은행권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대출 갈아타기로 얻는 이득이 많다는 점이 큰 것이죠. 주택금융공사가 하는 일이 은행권 부동산저당채권을 증권으로 만들어 시장에 파는 일이니까, 보다 손쉽게 할 수가 있는거죠. 은행에 돈을 주고 채권을 갖고 와서 금리를 낮춰 파는 것이니까요



어느분이 강의한걸 가져왔는데요. 아마도 여러번 읽어야 하시듯